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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ON
                                                                                                             INSURANCE
                                                 WORK-TIONARY


                                                                                                                      인플레이션의 지렛대 효과                                          금리로 개설한 마이너스 통장은 가치가 없다. 그
                                                                                                                      인플레이션은 두 가지 얼굴을 하고 있다. 가까이                             러나 시간이 지나 대출 금리가 4%가 됐을 때는
                                                                                                                      서 보면 우리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물가 상                             3% 금리로 개설했던 마이너스 통장은 그 자체로
                                                                                                                      승’의 얼굴을 하고 있고, 멀리서 보면 금리와 통                            가치를 갖게 된다. 흔히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
                                                                                                                      화량 같은 각종 거시경제 변수를 좌지우지하는                               로 움직인다고 하는데 그 이유도 상대성 때문이
                                                                                                                      ‘기준 지표’의 얼굴을 하고 있다. 이 중 물가 상승                          다. 3% 금리로 빌려준 돈은 빌려줄 때는 시장 상
                                                                                                                      관점에서 인플레이션이 미치는 영향은 꽤 직관                               황에 맞춰 어느 쪽으로도 쏠리지 않은 균형 금리
                                   인플레이션과                                                                             적이다.                                                   였겠지만 시간이 지나 시장 금리가 4%가 됐을


                                   보험                                                                                 경제적 피해를 보상해 주는 것이 보험이니 물가                              때는 그 당시 금리에 비춰볼 때 불리한 채권이 된
                                                                                                                                                                             다. 그러다 보니 1,000원을 빌려줬더라도 995
                                                                                                                      가 오르면 사고 보상 또한 더 큰 손실이 발생해                             원만 받고 채권을 팔게 되는 것이다. 얼른 팔아서
                                                                                                                      보험사는 예상보다 더 많은 보험금이 지출하게                               995원을 4% 금리로 다시 빌려주는 게 좋기 때
                                   여기도 저기도, 모두가 인플레이션을 이야기하고
                                                                                                                      된다. 다만, 이 현상은 보험사가 ‘실손보상’을 하                           문이다. 이런 상대성에 의해 금리가 오르면 채권
                                   있다. 인플레이션은 예상치 못한 수준으로 더 빨리,
                                                                                                                      는 경우에만 해당된다. 사실 우리에게 흔한 종신                             가격은 하락한다. 그리고 문제는 보험회사의 자
                                   물가 상승률을 높이며 모든 금융업계에 영향을 미치고
                                                                                                                      보험이나 장기건강보험은 가입할 때 가입 금액                               산 대부분이 채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에서
                                   있다. 보험 또한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과연,
                                                                                                                      이라는 이름으로 보험금의 크기를 정해놓는 것이                              발생한다.
                                   인플레이션이 보험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대부분이기 때문에 물가가 상승되더라도 이로 인
                        INFLA
                                                                                                                      해 보험사가 더 많은 보험금을 지출하게 될 일은                             금리 인상, 보험사의 수익성은 오르고
                                                                                                                      없다.                                         금리 인상으로 채권의 가치가 하락하게 되면 보험사의 지급여력에 대한 의심이 이어진다.  건전성은 내리막
                                                                                                                                                                             보험사는 만일의 사태에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다만 실손보상이 적용되는 보험은 자동차, 화재,                             조건으로 계약자에게 먼저 보험료를 받는다. 이
                                                                                                                      해상, 배상책임보험과 같은 손해보험은 다르다.                              렇게 받은 보험료는 보험사의 부채로 차곡차곡
                                                                                                                      예를 들어 화재로 손상된 건물을 복구하는 데 드                             쌓인다. 그리고 미리 받은 보험료를 가지고 보험
                                                                                                                      는 비용을 보상해주기로 했는데 물가가 급격히                               사는 투자를 한다. 그렇게 돈이 될 만한 여러 자
                                                                                                                      상승하면 예상보다 더 많은 보험금이 지급될 수                              산도 보험사에 차곡차곡 쌓인다. 보험사가 영업
                                                                                                                      있다. 물론 물가 상승률이 예상되는 수준에서 움                             을 하면 대차대조표의 자산과 부채가 동시에 불
                                                                                                                      직이는 경우에는 그에 맞춰 보험료를 책정하지만                              어나는 방식이다. 이때 보험의 특성상 보험사는
                                                                                                                      언제나 문제는 ‘예상을 벗어날 때’ 발생한다. 이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를 이행해야
                                                                                                                      런 이유로 예상치 못한 수준의 인플레이션은 손                              하므로 위험한 자산에 투자했다가 부채보다 줄
                                                                                                                      해보험사의 수익성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대체로 안전한 자산
                                                                                                                                                                             인 채권에 투자한다. 쉽게 말해 보험사는 정해진
                                                                                                                      사실 인플레이션이 보험에 미치는 영향은 물가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곳에 여기저기 돈을 빌
                                                                                                                      상승 자체보다 거시경제 변수, 특히 금리의 견인                             려준다. 이때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이 금리 상
                                                                                                               write. 안장혁 기자 손익분석팀  적이지 않은 ‘금융상품과 금리의 관계’를 알아야               된다. 보험사는 가만히 있었는데 금리가 올라서
                                                                                                                                                                             승을 견인하게 되면 이 채권의 가치가 하락하게
                                                                                                                      차 역할에서 더 크게 드러난다. 이때 조금은 직관

                                                                                                                                                                             자산이 줄어들면 보험사의 지급여력에 대한 의
                                                                                                                      이해할 수 있다. 금융상품의 가치는 조건의 상대
                                                                                                                                                                             심이 이어진다.
                                                                                                                      성에 따라 정해진다. 대출 금리가 3%일 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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