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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도



                                        여전히





              스밍총공을 하지


                                                             나는 좋아하는 가수를 덕질하는 사람은 아니다.
                                     않을까?                    하지만 일상에서 내게 음악은 공기 같은 존재였던

                                                             모양이다. 차를 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배경음악이 없는 것은 상상할 수 없고, 회사에서
                                                             한창 일을 하고 있다가도 아침이나 오후 방송이
                                                             나오지 않을 때면 귀신같이 알아채고는 허전함을
                                                             느낀다. 그렇게 나는 음악을 열렬히 사랑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음악이 없는 삶 또한 상상하기 싫다.
 과거에도                                                        그럼 미래에 나는 어떤 방식으로 음악을 들을까

                                                             생각해보면 이 또한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지금과
 생각해보면 20년 전 나의 초등학생 시절에도, 더 거슬러 부모님                         마찬가지로 미래에도 여전히 어떤 방식으로든
 세대에도, 스밍총공은 있었다. 디지털 음원 대신 우리에게는                            음악을 듣고 있을 것이다.
 카세트테이프, 라디오, CD가 있었다.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LP에서 테이프로, CD에서 MP3로, 그리고
 라디오에서 듣기 위해 정성스레 사연을 써서 보내기도 했으며,                           스마트폰으로 계속해서 음악을 듣고 있는 것처럼
 TV 음악 프로그램에 나온 그들을 보기 위해 비디오 녹화를                            미래에 또 다른 방식이 등장할 테지만 중요한 건 나는
 하기도 했었고, 좋아하는 가수 음반을 사기 위해 음반 가게 앞에                         여전히 음악을 들을 것이고, 덕후들은 스밍총공을
 줄을 섰던 일들. 그 모든 게 지금 말로 하면 ‘스밍총공’이었다.                        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그러다 시간이 흘러 MP3 파일 형태로 음원을 듣게 되었고,    스밍총공은 있었다?             음악을 통해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멜론, 벅스 등의 당시 음원 사이트에서 음원을 다운받아 듣게
 되었다. 한 번씩 싸이월드에서 도토리로 구입하는 배경음악은
 소소한 활력소가 되기도 했다. 물론 카세트테이프나 CD보다
 휴대가 간편한 MP3를 사용했지만 나름의 불편함이 있었다.
 음악을 다운받으려면 MP3를 USB선으로 컴퓨터에 연결해야
 했고, 용량이 가득 차기라도 하면 일일이 삭제를 해야 했다. 그
 후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우리는 불편함 없이 음원을 즐기게
 되었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고 편하게 이용하는 서비스가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것이었다. 지금 이렇게
 문화를 편리하게 향유할 수 있어 감사하다. 하지만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던 그때 그 시절에도 가수를 사랑하는 덕심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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