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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를 품은 에세이
월요일 아침. 주말이 아쉬워 늦게 잠든 탓에 유독 더
피곤이 몰려왔다. 노래를 들으며 샤워를 하면 잠을 깰 스트리밍 전쟁,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음원 플랫폼 지니뮤직을 켰다.
선곡하기는 귀찮고 요즘 유행하는 노래가 뭔지 궁금할
때는 플랫폼에 ‘실시간 Top 10’을 누른다. 음악이
흘러나오는 스마트폰을 세워두고 샤워 부스 안으로
과거에도, 들어가 몸에 물줄기를 맞기 시작했다. 첫 곡이 나온다.
임영웅 노래다. ‘임영웅이 신곡을 내서 1위를 했나?’
지금도, 생각을 하며 샴푸질을 이어간다. 두 번째 곡이 나온다.
또 임영웅 노래다. 세 번째, 네 번째 곡도 또 임영웅이다.
미래에도 샤워를 마치고 이건 좀 이상하다 싶어서 물기를 닦고
재생 목록을 열었더니 Top 10 모든 곡이 임영웅
노래였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는 건가?’ 궁금함에 이곳저곳
검색해보니 나와 같은 의문을 가진 사람이 여럿 있었다.
의문의 답은 ‘스밍총공!’ ‘음원 스트리밍 총공격’의 스밍총공을
준말로, 덕질하는 가수의 곡을 실시간 음원 차트
상위권에 진입시키려고 정해진 시간에 음원을 반복
재생한다는 의미란다. 어떤 팬들은 새벽 시간대에 여러 아시나요?
기기와 계정을 사용해서 음원 차트 상위권 진입에 열을
올린다던데. 그 결과 이른 아침에 특정 가수의 음원으로
실시간 TOP 10 플레이리스트가 도배돼있다는 그
이야기가 바로 이런 것이었나 싶었다.
그런데 ‘스밍총공’이라면 아이돌 노래가 도배되어
있어야 하는 게 아니었던가? 아니다. 요즘엔 10·20대가
아닌 중장년층이 나섰다고 한다. 그 덕분에 나의
플레이리스트까지 임영웅의 노래가 장악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실제로 임영웅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의
인기곡 투표 대전과 한 지상파 프로그램에서 BTS를
꺾고 1위를 차지했을 정도라니 실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고 보니 이제 덕질에 나이가 없을 정도가
됐다는 말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write. 권민주 기자 특종보험팀
우리 모두 스밍총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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